연구하는 중소기업 <4> 에스씨티

21-01-12 by 관리자
공장을 똑똑하게… 지역 기업 맞춤형 스마트공장 솔루션 제공

산업군별 스마트공장 형태 다양|제조업 경력 풍부한 컨설턴트가|업체별 특화 공정자동화 서비스
에스씨티가 컨설팅 한 지역 업체|매출 20억 올라 순익 상승하기도|“경영효율 높여 이윤극대화 추구”

스마트공장은 4차산업혁명에서 거론되는 기술의 집약체다. 제조 공정의 세밀한 단위마다 센서를 붙여 정보를 얻는 단계가 사물인터넷(IoT)이라면, 이 정보를 모아 클라우드(Cloud) 서버에 저장한다. 모은 정보들은 빅데이터(Big Data)를 통해 분석해 효율적으로 공장을 가동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가 선호하는 영역과의 접점을 찾아 서비스하는 모바일(Mobile) 단계를 거치면 틈새시장까지 공략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이른바 ICBM(IoT-Cloud-Big Data-Mobile)으로 축약되는 4차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되는 셈이다.

에스씨티의 스마트 공장이 적용된 부산의 한 정밀가공업체 공장 내부 모습. 수작업으로 관리하던 제조 공정은 바코드 등 다양한 장비로 자동화를 이뤘다. 김성효 기자
에스씨티 서창성(44) 대표는 부산과학기술평가원(BISTEP)의 차세대 경영인 협의체에서 지역 제조업 경영인들에게 스마트공장과 관련한 각종 조언을 하고 있다. 서 대표는 “지역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마트 공장이 필수적”이라며 “전체 생산 공정을 자동화할 필요는 없지만, 이윤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어느 부분을 자동화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마트공장, 어떻게 운영되나

에스씨티 서창성 대표(사진 왼쪽 중앙)가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본사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자동화는 제조공정에 대규모 기계를 들이거나, 기업 회계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전사적 자원관리(ERP)로 관리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과거의 자동화 공정과 스마트공장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별도로 관리되던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된다는 점이다.

서 대표는 이미 완전한 형태의 스마트공장을 추진 중인 독일 지멘스사를 예로 들었다. 지멘스사는 각 제조공정에 센서를 붙인 뒤 공장 가동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 제조라인과 동일한 가상의 시스템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봇 가동 정보와 생산량, 불량률 등의 정보를 통합 관리한다. 이후 가상 공정에서 나오는 결과에 따라 실제 제조라인을 가동하게 되는 형태다. 서 대표는 “과거 제조라인에서 작업하던 사람의 역할은 가상 시스템을 통해 변수로 전락했다”며 “현재 지멘스의 스마트 공장 공정률은 80%에 이르고 있으며, 오는 2025년께 공장에서 사람은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부산 중소 제조업 탈바꿈 시작

그렇다면 부산 지역 제조업은 어떤 형태로 변하고 있을까.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공장을 1단계로 잡는다면, ▷현장 자동화 ▷공장 운영 ▷기업 자원관리 ▷공급사슬관리 ▷제품개발 등 기업 전반적인 관리 사항들의 완전한 자동화가 구축된 단계가 5단계로 분류된다. 지역 제조업들은 선택에 따라 기초수준(2단계)나 중간수준(3~4단계)로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서 대표와의 협업으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한 지역 정밀가공업체 A 사는 창사 이후 60년 동안 수기로 제조 공정을 운영하는 것에서 탈바꿈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A 사는 그동안 커팅 가공 열처리 등 여러 공정에서 수기로 작성된 작업지시서가 내려오면 공장 작업자가 이를 반영해 기계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생산 제품은 평균치에서 들쑥날쑥했다. 서 대표는 “10개의 생산량이 목표치인데, 어떤 날은 3개 또 다른 날은 20개가 나오는 형태로 공장이 운영됐다”며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바코드로 공정을 제어할 수 있어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A 사는 3% 수준의 순이익률이 8%대로 치솟았으며, 50억 원대 매출은 70억 원대로 올라섰다.

공장 가동 상황이나 각 기업이 속한 산업군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공장의 형태는 다양하다. 제조 공정의 세밀한 조정뿐 아니라 이를 통해 시장 분석과 결합시켜 경쟁력을 만들 수도 있다. 영업 단계에서 이뤄진 수주량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자재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경영 단계에서의 효율성은 생산 계획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현장 효율성을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맞춤형 솔루션 제공

서 대표는 2011년 창업해 현재 기술보증기금과 중소기업청 등으로부터 각각 벤처기업과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을 받았다. 클라우드 서비스로 출발한 사업은 4차 산업혁명 기술 전반을 다루는 스마트공장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거듭났다. 제조업 경력이 풍부한 컨설턴트를 영입해 지역 제조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서 대표는 “앞으로 수백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우려가 적지 않다”면서도 “기회도 있다. 점차 고령화되는 지역 제조업에 젊은 층이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스마트공장으로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신문|2017.08.01 |민건태 기자